넥스트드림엔젤클럽, 분리배출 대행 서비스 '수고피플' 시드 투자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최근 스타스테크·인투코어·이너보틀 등 투자
퓨처플레이, 미국 스타트업 '스카이쿨시스템즈' 투자하며 영역 확장
매쉬업엔젤스 키뮤스튜디오·코딧·엔츠 등 착한 기업에 지속 투자
퓨처플레이는 최근 '스타트업 산업에서의 ESG 현황 및 사례' 스터디 노트를 통해 "국내에서 ESG를 고려한 스타트업 투자는 주로 환경과 사회 측면에서 이루어져 왔다"고 밝혔다.ⓒ픽사베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열풍에 힘 입어 이른바 '착한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귀찮은 분리배출을 대신해주는 서비스부터 어려운 법률·규제·정책 데이터를 분석하고 제공하는 플랫폼까지 ESG 역량을 갖춘 각양각색의 스타트업들이 투자 업계의 선택을 받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분리배출 대행 서비스 분리수GO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수고피플'은 넥스트드림엔젤클럽으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투자 금액은 비공개다.
넥스트드림엔젤클럽은 사모펀드(PE) 운용역과 벤처캐피탈(VC)심사역, 변호사, 애널리스트, 기업CEO 등의 전문직 투자자 80여 명으로 구성된 국내 최대 규모의 전문직 엔젤클럽이다.
분리수GO는 쓰레기 처리의 불편함을 해결해주는 비대면 대행 서비스로 공동주택 가정에서 나오는 일반 쓰레기, 재활용 쓰레기, 음식물 쓰레기의 처리 및 분리배출을 대행해준다. 선별된 재활용 쓰레기는 분리수GO가 구축하고 있는 자원순환 채널의 업체를 통해 재생원료로 재처리된다. 분리수GO 서비스는 오는 9월 중 정식 서비스 론칭을 앞두고 있다.
수고피플 관계자는 "버려지는 재활용 쓰레기를 자원 순환을 통해 재생 원료를 얻게 되는 리사이클링(Recycling) 모델이 차별화 포인트"라며 "향후 ESG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점이 투자의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고 말했다.
다른 액셀러레이터들의 착한 스타트업 투자도 활발한 모습이다.
기술 창업 전문 엑셀러레이터로 정평이 난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까지 리플라(미생물 소화조), 시온드(피쉬 콜라겐 활용 친환경 섬유 의류), 잰153(고성능 치놘경 생물 농약) 등에 연이어 투자했다.
외에도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누적 포트폴리오사 200여개 중 ESG 역량이 높은 스타트업은 스타스테크(해양폐기물인 불가사리를 활용한 친환경 제설제), 인투코어(대용량, 고효율 플라즈마 기술을 활용한 기후 솔루션), 이서(정전기력을 활용한 미세먼지 저감 솔루션), 이너보틀(탄성 이너셀을 적용한 친환경 화장품 용기 솔루션), 씨위드(고효율 해조류 배양액을 활용한 배양육 개발) 등이 있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 관계자는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ESG 흐름이 시작하기 전부터 ESG 분야에 관심이 있었다"며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 스타트업을 발굴하려다 보니 몇 년 전부터 투자해온 팀들도 ESG 트렌드와 맞았다"고 말했다.
◆'착한 기업' 찾아 바다 건너 미국까지
착한 기업 투자 열풍은 섹터와 국적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확장되고 있다.
초기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 '매쉬업엔젤스'는 2018년 '키뮤스튜디오', 지난해 '코딧'에 이어 올해 '엔츠(인공지능 기반의 제로에너지 빌딩 관리 솔루션)' 등 착한 기업을 대상으로 지속 투자하고 있다.
'키뮤스튜디오'는 미술에 재능 있는 발달장애인들을 발굴해 디자이너로 육성한 후 함께 일하는 디자인 스튜디오다. 최근에는 'XYZ BY KIMU' 프로젝트를 통해 키뮤의 디자인으로 환경 문제, 아동학대 등의 사회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코딧'은 법률, 정책, 규제 등에 대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확인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정책 매니저의 B2G 대외 협력 업무를 돕는 모니터링 플랫폼 'CODIT 360˚ '을 출시해 리포트, 핵심 내용 레터 등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CODIT 360˚ ESG는 ESG와 관련된 법, 규제, 정책 등의 모니터링과 이해관계자 관리를 원스탑을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ESG 관련 법령과 의안, 가이드라인, 뉴스 등 파편화된 정보를 빠르게 찾아내 기업의 리스크를 관리를 돕는다. 코딧은 최근 SKT의 'ESG 코리아 2021'에 선정됐다.
8년 차 액셀러레이터 퓨처플레이는 국내 너머 해외 스타트업에도 투자했다.
앞서 퓨처플레이는 브이젠(인공지능 가상발전소), 이퀄(플랫폼 노동자를 위한 전기화물차 개발), 토도웍스(수동휠체어 자동화), 마린이노베이션(해조류 부산물로 만든 친환경 제품), 스카이쿨시스템즈(무전력 냉각패널) 등에 투자했다.
이중 '스카이쿨시스템즈'는 퓨처플레이가 투자한 '미국 스타트업'이다. 스카이쿨시스템즈는 열 반사 기술 기반 냉각 시스템을 개발해 냉각에 필요한 자원 소모를 최소화하는 기업이다. 전 세계 약 20%의 에너지가 냉장고와 에어컨, 데이터 센터 등의 냉각에 사용되는데 이는 경제적 가치로 환산 시 약 2천억 달러에 달한다. 스카이쿨시스템즈의 시스템을 이용하면 평균 10~40%의 냉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퓨처플레이 역시 스카이쿨시스템즈 투자와 관련해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재웅 퓨처플레이 심사역은 "스카이쿨의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차별화된 기술은 단순히 환경적으로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을 넘어서서 기업들의 에너지 비용을 큰 폭으로 절감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ESG 역량을 고루 갖춘 스타트업들을 대상으로 한 투자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얼마 전 자체 발행한 '스타트업이 마주한 ESG 시대, 초기 투자기관의 역할은' 리포트를 통해 "ESG 목표를 달성한 스타트업들이 좋은 기회를 선점했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해 발생한 5000억원 이상 국내 인수합병(M&A) 12건 중 5건이 'ESG 딜'일 정도로 최근 금융권과 대기업에서의 ESG 스타트업 투자도 늘어나고 있다.
퓨처플레이는 최근 '스타트업 산업에서의 ESG 현황 및 사례' 스터디 노트를 통해 "국내에서 ESG를 고려한 스타트업 투자는 주로 환경과 사회 측면에서 이루어져 왔다"며 "ESG 펀드 결성이 늘어가고, 국내 경제계에서의 ESG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되는 만큼, 앞으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